초전도 모터와 발전기
새벽의 국제공항을 떠올려보겠습니다.
활주로 끝에 멈춰 있던 대형 여객기가 천천히 엔진 출력을 높입니다. 기체 뒤쪽으로 뜨거운 공기가 흔들리고, 거대한 항공기는 수십 톤의 무게를 밀어내며 앞으로 달려갑니다. 잠시 뒤 기체가 지면을 떠나는 순간, 승객은 창밖의 풍경만 바라보지만 항공기 내부에서는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한꺼번에 움직이고 있습니다.
특히 이륙과 상승 구간에서는 매우 큰 추력이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항공기는 먼 거리를 이동할 연료뿐 아니라, 그 연료 자체의 무게까지 함께 싣고 출발해야 합니다.
여기서 조금 이상한 구조가 생깁니다.
더 멀리 날기 위해 연료를 많이 실으면 기체가 무거워지고, 무거워진 기체를 띄우기 위해 다시 더 많은 연료가 필요합니다. 항공기 설계자들이 엔진 효율과 기체 무게를 집요하게 줄이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런데 미래의 수소 항공기는 지금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하늘을 날 수도 있습니다.
가스터빈이나 수소연료전지가 전기를 만들고, 그 전기를 날개에 배치된 여러 개의 모터로 보내 프로펠러나 팬을 돌리는 방식입니다. 이때 무겁고 뜨거운 구리 코일 대신 강력한 자기장을 만드는 초전도 모터와 초전도 발전기를 사용한다면, 메가와트급 전기추진 시스템을 더 작고 가볍게 만들 가능성이 열립니다.
이것이 바로 항공업계가 초전도 모터와 발전기, 액체수소 냉각, 극저온 전력계통, 분산전기추진을 함께 연구하는 이유입니다.
초전도 모터와 발전기란 무엇일까요?
전기모터는 전기에너지를 회전운동으로 바꾸는 장치입니다.
모터 내부의 코일에 전류를 보내면 자기장이 만들어지고, 이 자기장과 회전자의 자기장이 서로 밀고 당기면서 축이 돌아갑니다. 이 회전축에 프로펠러나 팬을 연결하면 항공기를 앞으로 밀어주는 추력이 발생합니다.
발전기는 반대 역할을 합니다.
가스터빈이나 다른 동력원이 발전기의 축을 회전시키면 전자기 유도에 의해 전기가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생산된 전기를 모터로 보내면 엔진과 프로펠러가 기계적으로 직접 연결되지 않아도 됩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장치 | 에너지 변환 방향 | 항공기에서의 역할 |
|---|---|---|
| 발전기 | 회전운동→전기에너지 | 가스터빈 등의 동력을 전기로 변환합니다 |
| 전력변환장치 | 전압·전류·주파수 조절 | 발전기와 모터 사이의 전력을 제어합니다 |
| 전기모터 | 전기에너지→회전운동 | 프로펠러나 팬을 회전시킵니다 |
| 초전도 케이블 | 대용량 전력 전송 | 발전기에서 모터까지 전력을 전달합니다 |
| 극저온 냉각장치 | 초전도 상태 유지 | 초전도 권선과 케이블의 온도를 낮춥니다 |
일반 모터와 발전기에서는 구리 코일이 사용됩니다. 구리는 전기가 잘 흐르는 금속이지만 전기저항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코일에 큰 전류가 흐르면 전기에너지 일부가 열로 바뀝니다. 출력이 커질수록 발열도 증가하므로 더 두꺼운 전선과 큰 냉각장치가 필요합니다.
초전도 모터는 코일의 일부 또는 전체에 초전도체를 사용합니다.
초전도체를 임계온도 아래로 냉각하면 직류 전기저항이 사라지거나 극도로 작아집니다. 같은 크기의 도체에 더 큰 전류를 흘릴 수 있고, 이를 이용해 매우 강한 자기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미국 에너지부는 초전도성을 특정 물질이 임계온도 아래에서 에너지 손실 없이 직류를 전달하는 성질로 설명합니다.
항공기에서는 효율만큼 비출력이 중요합니다
자동차용 전기모터를 평가할 때는 효율, 가격, 내구성, 제조 편의성을 중요하게 봅니다.
항공기에서는 여기에 한 가지 조건이 더해집니다.
바로 비출력(specific power)입니다.
비출력은 전기모터나 발전기 1㎏이 얼마나 큰 출력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나타냅니다. 일반적으로 ㎾/㎏ 단위를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같은 1㎿의 출력을 내더라도 비출력이 5㎾/㎏인 모터는 이론적으로 약 200㎏이 필요하지만, 20㎾/㎏인 모터는 약 50㎏으로 줄어듭니다.
| 비출력 | 1㎿ 출력에 필요한 이론적 전동기 질량 | 의미 |
|---|---|---|
| 5㎾/㎏ | 약 200㎏ | 일반적인 고출력 모터 수준을 가정한 예시입니다 |
| 10㎾/㎏ | 약 100㎏ | 고성능 항공 전동기가 지향하는 영역입니다 |
| 16㎾/㎏ | 약 62.5㎏ | NASA HEMM의 전자기 비출력 목표를 적용한 값입니다 |
| 20㎾/㎏ | 약 50㎏ | 초경량 메가와트급 전동기 연구에서 자주 거론되는 수준입니다 |
다만 이 계산에는 중요한 주의점이 있습니다.
표의 질량은 출력과 비출력만으로 계산한 단순 비교값입니다. 실제 항공기에는 모터 외에도 인버터, 절연장치, 냉각 배관, 베어링, 차폐장치, 초전도 케이블과 구조물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초전도 모터 자체가 가벼워졌다고 해서 전체 추진 시스템도 같은 비율로 가벼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항공기에서는 모터 한 개의 무게가 아니라 전체 전기추진 시스템의 시스템 수준 비출력(system-level specific power)을 계산해야 합니다.
초전도 모터가 연료 효율을 높이는 원리
초전도 모터가 연료에 들어 있는 에너지를 늘려주는 것은 아닙니다.
항공기의 연료 효율이 좋아질 가능성이 생기는 이유는 발전, 송전, 전력변환,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과 무게를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기저항에 의한 손실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일반 도체에 전류가 흐르면 전기저항 때문에 열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줄열 손실은 전류의 제곱에 비례해 커집니다. 항공기 추진 출력이 수백 킬로와트에서 수 메가와트 규모로 높아지면, 전류와 발열을 관리하는 문제가 매우 중요해집니다.
전압을 높이면 같은 출력을 더 작은 전류로 보낼 수 있지만 고전압 절연과 아크 방지 설계가 어려워집니다. 반대로 전압을 낮추면 전류가 커져 케이블이 굵고 무거워집니다.
초전도 케이블은 극저온 환경에서 대용량 전력을 작은 단면적으로 전달할 가능성을 제공합니다. 발전기와 모터뿐 아니라 케이블까지 초전도화하면 항공기 내부 전력망의 질량과 저항 손실을 함께 줄일 수 있습니다.
강한 자기장으로 전동기를 작게 만들 수 있습니다
모터의 출력은 회전 속도, 토크, 자기장 세기와 관계가 있습니다.
같은 부피에서 더 강한 자기장을 만들 수 있다면 더 큰 토크를 얻을 수 있고, 같은 출력을 더 작은 모터에서 만들 수 있습니다.
초전도 권선은 일반 구리 권선보다 높은 전류밀도와 강한 자기장을 구현할 잠재력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초전도 모터는 출력이 작은 드론보다 수백 킬로와트에서 수 메가와트가 필요한 지역항공기와 중대형 항공기에서 더 큰 장점을 가질 수 있습니다.
분산전기추진 설계가 쉬워질 수 있습니다
기존 항공기는 보통 날개 아래에 몇 개의 대형 엔진을 배치합니다.
전기추진 항공기는 발전기와 프로펠러를 기계적으로 직접 연결할 필요가 없습니다. 발전기는 동체 안쪽에 두고, 여러 개의 전기모터를 날개나 꼬리 주변에 분산해 배치할 수 있습니다.
이를 분산전기추진(distributed electric propulsion)이라고 합니다.
작고 가벼운 고출력 모터를 날개 여러 지점에 배치하면 추진력의 위치를 더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습니다. 날개 주변 공기 흐름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경계층 흡입, 추진기와 날개의 통합 설계, 저속 양력 향상 같은 새로운 항공역학적 접근도 가능해집니다.
다만 모터를 많이 배치하면 제어장치, 배선, 고장 감지와 냉각 구조도 복잡해집니다. 분산전기추진은 모터 개수를 늘리는 기술이 아니라, 항공기 전체를 다시 설계하는 시스템 통합 기술에 가깝습니다.
액체수소와 초전도 기술이 함께 연구되는 이유
초전도체는 낮은 온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이것은 항공기에서 매우 큰 부담입니다. 냉동기를 작동하려면 전력이 필요하고, 냉각 배관과 단열재를 추가하면 무게도 늘어납니다.
그런데 수소 항공기에는 이미 약 영하 253℃에 이르는 극저온 액체수소가 실려 있을 수 있습니다.
액체수소가 연료로 사용되기 전의 차가운 열적 잠재력을 초전도 모터와 전력케이블의 냉각에 활용한다면, 별도의 냉각 부담을 일부 줄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를 극저온 연료와 전기추진 시스템의 열 통합(thermal integration)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Airbus가 추진하는 Cryoprop 실증기는 액체수소의 극저온 환경을 활용하되, 수소를 전동기에 직접 순환시키는 단순한 구조가 아닙니다. 공개된 계획에 따르면 액체수소로 냉각되는 헬륨 재순환 회로를 이용해 2㎿급 초전도 전기추진 시스템을 개발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액체수소가 연료와 냉각원이라는 두 가지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수소는 부피당 에너지밀도가 낮아 탱크가 커지고, 극저온 단열과 기화가스 관리가 필요합니다. 초전도 시스템을 결합하면 여기에 헬륨 회로, 열교환기, 펌프와 안전장치까지 추가됩니다.
따라서 액체수소와 초전도체의 결합은 단순한 ‘일석이조’가 아니라, 냉각 이점과 시스템 복잡성을 함께 계산해야 하는 설계 문제입니다.
실사례 1: Airbus ASCEND 500㎾ 초전도 파워트레인
Airbus UpNext는 2021년 ASCEND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ASCEND는 ‘Advanced Superconducting and Cryogenic Experimental powertraiN Demonstrator’의 약자로, 항공기용 초전도·극저온 전기추진 시스템의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한 지상 실증 프로젝트입니다.
Airbus는 2023년 11월 ASCEND의 핵심인 500㎾급 극저온 초전도 파워트레인을 성공적으로 가동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항공우주 요구조건을 고려해 제작된 초전도 추진계통을 시스템 수준에서 작동시켰다는 점에 의미가 있습니다.
500㎾는 대략 670마력에 해당하는 출력입니다.
이 정도 출력은 대형 여객기를 단독으로 움직이기에는 부족하지만, 항공용 초전도 시스템의 냉각·전력전송·모터 제어·시스템 통합을 검증하는 단계로는 중요합니다.
초전도 전동기 하나만 실험실에서 돌리는 것과 실제 추진계통 전체를 함께 작동시키는 것은 난도가 다릅니다. 냉각기와 전력전자 장치가 동시에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하고, 급격한 출력 변화에도 초전도 상태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실사례 2: Airbus Cryoprop 2㎿급 초전도 추진 실증기
Airbus는 ASCEND에 이어 Cryoprop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Cryoprop의 목표는 액체수소로 냉각되는 헬륨 재순환 회로와 2㎿급 초전도 전기추진 시스템을 통합하는 것입니다. Airbus는 이 프로젝트를 미래 수소 항공기용 초전도 추진 기술의 성숙도를 높이기 위한 실증기로 설명합니다.
2㎿는 500㎾급 ASCEND보다 네 배 큰 출력입니다.
항공기용 전기추진은 출력이 커진다고 모든 부품의 크기만 비례해서 늘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고전압 절연, 냉각 유량, 회전자 안정성, 전자기력, 진동과 열수축 문제가 함께 커집니다.
Airbus는 2024년 Toshiba와 초전도 기술 연구 협력을 발표했습니다. Toshiba 역시 모빌리티 응용을 위한 2㎿급 초전도 모터 시제품 경험을 갖고 있어, 양사의 협력은 메가와트급 항공 전동기의 기술 성숙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다만 Cryoprop은 상용 여객기에 장착되어 운항 중인 엔진이 아닙니다.
현재는 기술실증 단계이며, 실제 비행 적용까지는 출력뿐 아니라 중량, 진동, 냉각 신뢰성, 정비성, 수소 안전과 항공 인증을 모두 통과해야 합니다.
실사례 3: NASA HEMM 1.4㎿ 부분 초전도 전동기
NASA 글렌연구센터는 HEMM이라는 고효율 메가와트 전동기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HEMM은 ‘High-Efficiency Megawatt Motor’의 약자이며, 완전 초전도 방식이 아니라 회전자 계자 권선에 초전도 기술을 적용하는 부분 초전도 전동기(partially superconducting electric machine)입니다.
NASA가 공개한 목표는 1.4㎿ 출력, 98% 이상의 효율, 전자기 질량 기준 16㎾/㎏ 이상의 비출력입니다. 정격 회전속도 목표는 6,800rpm입니다.
NASA는 HEMM을 기존 모터보다 손실과 무게를 낮춘 미래 전동항공 추진용 기술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전동기는 설계에 따라 모터와 발전기 역할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동기식 권선계자 전기기계입니다.
부분 초전도 방식은 현실적인 절충안입니다.
모터 전체를 초전도체로 만들면 교류 손실, 냉각 구조와 제작 난도가 크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반면 강한 자기장이 필요한 회전자에만 초전도 권선을 적용하고, 고정자에는 일반 도체를 사용하면 초전도의 장점을 활용하면서 기술적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NASA의 연구는 전자기 설계만 다루지 않습니다.
1.4㎿급 회전기계가 6,800rpm으로 작동하면 회전자 진동, 베어링 강성, 임계속도와 질량 불균형도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NASA는 초전도 회전자 코일을 포함한 회전체 동역학과 질량 균형 문제도 별도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실사례 4: Rolls-Royce 2.5㎿ 항공용 발전 시스템
Rolls-Royce의 PGS1은 초전도 발전기는 아니지만, 미래 전기항공기에 어느 정도 규모의 발전기가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좋은 비교 사례입니다.
PGS1은 ‘Power Generation System 1’의 약자로, 미래 지역항공기용 2.5㎿급 하이브리드 전기추진 발전 시스템 실증 프로그램입니다. Rolls-Royce는 2021년 시험에서 1㎿ 이상의 출력을 달성했으며, 최종적으로 최대 2.5㎿ 영역을 목표로 시험을 진행했습니다.
이 사례가 중요한 이유는 항공 전동화가 단순히 작은 배터리 항공기를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수십 명에서 100명 이상이 탑승하는 항공기를 전기적으로 추진하려면 메가와트급 발전기, 모터, 인버터와 전력망이 필요합니다. Rolls-Royce는 PGS1을 미래 지역항공기의 하이브리드 전기추진뿐 아니라 더 큰 항공기의 전력 시스템에도 적용 가능한 기술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고출력 일반 발전기가 충분히 가볍고 효율적으로 발전한다면 초전도 발전기를 사용할 이유가 줄어듭니다.
반대로 출력이 더 커지면서 기존 구리 권선 발전기의 질량과 냉각 부담이 급격히 증가한다면, 초전도 발전기의 가치가 커질 수 있습니다.
초전도 모터와 발전기가 들어간 미래 항공기 구조
미래의 하이브리드 전기항공기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 가스터빈이나 수소 터빈이 발전기를 회전시킵니다.
- 발전기에서 메가와트급 전력이 생산됩니다.
- 전력변환장치가 전압과 주파수를 조절합니다.
- 초전도 케이블이 전력을 날개의 여러 모터로 전달합니다.
- 초전도 모터가 팬이나 프로펠러를 회전시킵니다.
- 배터리나 연료전지가 이륙·상승 시 부족한 출력을 보조합니다.
- 비행 단계에 따라 발전기와 배터리의 출력 비율을 조절합니다.
이러한 구조를 터보일렉트릭 추진(turboelectric propulsion) 또는 구성에 따라 **하이브리드 전기추진(hybrid-electric propulsion)**이라고 합니다.
터보일렉트릭 항공기에서는 터빈이 직접 팬을 돌리지 않고 발전기를 구동합니다. 생산된 전기가 여러 모터로 분배되므로, 발전 위치와 추진기 위치를 분리할 수 있습니다.
완전 전기항공기는 배터리나 연료전지만으로 모든 추진 전력을 공급합니다. 하지만 대형 여객기에 필요한 에너지를 현재 배터리만으로 저장하려면 무게 부담이 매우 커집니다.
그래서 중대형 항공기에서는 당분간 가스터빈, 수소터빈, 연료전지, 배터리와 전기모터를 조합한 구조가 먼저 검토될 가능성이 큽니다.
잠시 생각해보면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처음에는 전기저항이 사라지는 모터를 사용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초전도체를 차갑게 유지하기 위해 무거운 냉각장치를 싣는다면 얻은 이점을 다시 잃을 수도 있습니다.
모터 효율이 1% 높아져도 냉각기와 펌프가 그보다 많은 전력을 소비하면 실질적인 효율은 좋아지지 않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초전도체라는 소재 하나가 아니라 항공기 전체의 무게와 에너지 흐름입니다.
이 기술이 어려우면서도 흥미로운 이유가 바로 이런 시스템 차원의 균형에 있습니다.
한줄팁: 초전도 항공기 기술을 볼 때는 모터 효율만 보지 마시고 냉각장치를 포함한 시스템 비출력과 총질량을 함께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초전도 모터의 핵심 기술인 고온초전도체
‘고온초전도체’라는 이름을 처음 들으면 상온에서 작동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초전도 기술에서 말하는 고온은 일상적인 온도와 다릅니다. 기존 저온초전도체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에서 초전도성을 보인다는 뜻입니다.
항공용 초전도 전동기 연구에서는 REBCO 계열과 같은 고온초전도 테이프가 자주 검토됩니다. REBCO는 희토류·바륨·구리 산화물 계열의 초전도 물질을 의미합니다.
고온초전도체는 강한 자기장과 비교적 높은 작동온도에서 사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얇은 테이프 형태의 소재를 회전자 코일로 제작하는 과정이 까다롭습니다.
비행 중에는 진동과 원심력이 계속 가해집니다. 냉각과 가열이 반복되면서 열수축도 발생합니다. 초전도 테이프가 손상되거나 일부 구간이 임계온도를 넘으면 국부적으로 저항이 생기는 퀜치(quench)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퀜치가 일어나면 초전도 상태에서 흐르던 큰 전류가 짧은 구간에 열을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이를 빠르게 감지하고 전류를 우회하거나 차단하는 퀜치 검출·보호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항공용 초전도 발전기의 장점
초전도 발전기도 초전도 모터와 비슷한 원리를 이용합니다.
발전기 회전자에 초전도 계자 권선을 사용하면 강한 자기장을 만들 수 있고, 같은 출력을 더 작은 크기에서 생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터보일렉트릭 항공기에서는 발전기의 무게가 중요합니다.
모터를 아무리 가볍게 만들어도 발전기가 무겁다면 전체 시스템의 이점이 사라집니다. 그래서 미래의 완전 초전도 전력계통에서는 발전기, 케이블과 모터를 모두 극저온 환경에서 작동시키는 구조가 연구됩니다.
다만 발전기는 고속으로 회전하는 터빈과 연결될 수 있어 회전속도와 토크를 맞추는 문제가 중요합니다.
고속 발전기는 크기를 줄이기 좋지만 회전자 응력과 베어링 문제가 커집니다. 저속 발전기는 구조적 부담이 줄 수 있지만 같은 출력을 만들기 위해 더 큰 토크와 부피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초전도 발전기는 단순히 구리 코일을 초전도 코일로 교체하는 장치가 아닙니다. 터빈 회전속도, 전력망 전압, 냉각 구조와 추진 모터의 요구조건을 함께 맞춰야 합니다.
초전도 전기추진의 장점과 한계 비교
| 구분 | 기대되는 장점 | 해결해야 할 과제 |
|---|---|---|
| 모터·발전기 | 높은 비출력과 강한 자기장 | 초전도 코일 제작과 기계적 내구성 |
| 전력 효율 | 권선의 저항 손실 감소 | 교류 손실과 전력전자 손실 |
| 케이블 | 가벼운 대용량 전력전송 가능성 | 극저온 단열과 접속부 신뢰성 |
| 냉각 | 액체수소의 저온 활용 가능 | 펌프·열교환기·헬륨 회로의 무게 |
| 항공기 설계 | 분산전기추진과 추진기 위치 자유도 | 복잡한 제어와 고장 격리 |
| 환경성 | 수소·연료전지와 결합 시 탄소배출 저감 가능 | 수소 생산·운송 전 과정의 배출 |
| 안전성 | 전동기 다중화로 일부 고장 대응 가능 | 퀜치, 고전압, 수소 누출 동시 관리 |
| 상용화 | 중대형 전기항공기의 핵심 후보 기술 | 비용, 정비성, 수명과 항공 인증 |
냉각장치가 초전도 기술의 성패를 결정합니다
초전도체는 그 자체만 놓고 보면 매우 낮은 전기손실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전도 시스템 전체의 효율을 계산할 때는 냉동기, 펌프, 압축기, 열교환기와 단열장치가 소비하는 에너지를 포함해야 합니다.
극저온에서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작은 열도 큰 부담이 됩니다.
배관 연결부, 전기 단자, 베어링과 구조물을 통해 열이 들어올 수 있습니다. 이를 열 침입(heat leak)이라고 합니다.
열 침입을 줄이기 위해 진공 단열, 다층 단열재와 열 차단 구조를 사용하지만, 이런 장치도 무게와 부피를 차지합니다.
비행 고도가 높아지면 외부 기온은 낮아지지만, 그것만으로 초전도체에 필요한 극저온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영하 수십 도의 대기와 수십 켈빈 수준의 초전도 작동온도 사이에는 여전히 큰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초전도 모터의 실용성을 판단할 때는 다음 세 가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 초전도 전동기 자체의 효율과 비출력
- 냉각장치를 포함한 전체 추진계통 질량
- 냉각에 소비되는 보조동력과 열관리 효율
퀜치와 고장 안전성은 어떻게 해결할까요?
항공기 부품은 단순히 잘 작동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한 부품에 이상이 생겼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고장이 다른 장치로 확산되지 않는지, 조종사가 안전하게 비행을 이어갈 수 있는지를 증명해야 합니다.
초전도 모터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현상 중 하나가 퀜치입니다.
초전도체의 온도, 전류밀도 또는 자기장이 임계값을 넘으면 일부 구간이 정상도체 상태로 바뀔 수 있습니다. 이때 저항이 생기면서 열이 발생하고, 주변 구간까지 초전도 상태를 잃을 수 있습니다.
항공기에서는 퀜치를 빠르게 감지해 전류를 차단하거나 다른 전력 경로로 우회해야 합니다.
또한 한 모터가 정지해도 다른 모터로 추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전력망을 여러 구역으로 나누고, 고장 구간을 빠르게 분리하는 설계가 필요합니다.
분산전기추진은 모터가 여러 개라서 안전해 보이지만, 모든 모터가 하나의 발전기나 냉각계통에 의존하면 공통원인 고장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발전기, 인버터, 배전망, 냉각회로와 제어장치까지 적절히 다중화해야 합니다.
초전도 모터가 모든 항공기에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작은 전기항공기에는 일반 영구자석 모터가 더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수십 킬로와트에서 수백 킬로와트 수준에서는 기존 모터도 충분히 높은 효율과 비출력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초전도 냉각장치의 무게와 가격을 감수할 이유가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초전도 기술의 장점은 출력이 메가와트급으로 커질수록 더욱 중요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역항공기, 단일통로 여객기와 대형 수소 항공기처럼 여러 메가와트의 추진 전력이 필요한 영역에서는 구리 코일의 발열과 질량이 큰 제약이 됩니다.
NASA가 부분 초전도 1.4㎿ 전동기를 연구하고 Airbus가 2㎿급 Cryoprop을 추진하는 것도 이러한 출력 영역을 겨냥한 것입니다.
따라서 초전도 모터는 모든 전기항공기에 들어가는 보편적인 부품이라기보다, 중대형 전동항공기의 출력 밀도 한계를 해결할 후보 기술로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초전도 모터가 실제 연료 소비를 줄이는 과정
초전도 추진 시스템이 항공기 연료 소비를 줄이는 과정은 다음과 같이 연결됩니다.
첫째, 모터와 발전기의 무게를 줄이면 항공기의 공허중량이 감소합니다.
둘째, 가벼워진 항공기는 같은 거리를 날 때 필요한 양력과 추력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셋째, 필요한 추력이 감소하면 비행 중 소비되는 에너지도 줄어듭니다.
넷째, 출발할 때 실어야 하는 연료가 줄어들면 그 연료를 운반하기 위한 추가 연료도 줄일 수 있습니다.
다섯째, 전기추진을 이용해 팬의 위치와 크기를 최적화하면 추진효율과 항공역학적 효율을 함께 개선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절감률은 항공기 크기, 항속거리, 비행속도, 발전 방식과 냉각장치 질량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현재 공개된 초전도 추진 실증 프로젝트만으로 모든 항공기의 연료 소비가 몇 퍼센트 줄어든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상용 항공기 수준에서는 전동기 시험뿐 아니라 완성된 기체의 비행시험과 장기간 운항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상용화까지 해결해야 할 현실적인 과제
초전도 모터와 발전기가 상용 여객기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이 필요합니다.
냉각장치까지 포함해 가벼워야 합니다
모터만 가볍고 냉각장치가 무거우면 의미가 없습니다.
전동기, 발전기, 인버터, 케이블, 단열재, 펌프와 냉매를 모두 포함한 시스템 수준 비출력이 기존 기술보다 높아야 합니다.
다양한 비행 조건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합니다
항공기는 지상 대기에서 이륙해 낮은 기압과 낮은 온도의 고도로 올라갑니다.
진동, 기압, 온도와 출력이 계속 변하는 환경에서도 초전도 상태와 절연 성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야 합니다.
수천 번의 운항 주기를 견뎌야 합니다
상업용 항공기는 한 번 시험에 성공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반복되는 냉각과 가열, 이륙과 착륙, 진동과 정비를 견뎌야 합니다. 초전도 코일과 냉각 배관이 장기간 사용 후에도 성능을 유지해야 합니다.
정비가 어렵지 않아야 합니다
항공사는 운항 중단 시간을 매우 중요하게 봅니다.
고장 진단에 오래 걸리거나 극저온 장비를 정비하기 위해 복잡한 시설이 필요하다면 경제성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생산비용을 낮춰야 합니다
고온초전도 테이프와 극저온 부품은 일반 구리선보다 비쌀 수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가능하더라도 생산, 정비와 교체 비용까지 포함한 총소유비용이 낮아져야 실제 항공사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초전도 항공기 산업에서 주목할 기술
초전도 항공기 분야를 더 깊이 살펴보실 때는 모터라는 단어만 검색하기보다 다음 기술을 함께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 항공기용 고온초전도 전동기
- 부분 초전도 동기전동기
- REBCO 초전도 회전자 권선
- 극저온 전력전자장치
- 초전도 직류 전력케이블
- 메가와트급 항공 전기추진
- 액체수소 열관리 시스템
- 헬륨 폐쇄형 재순환 냉각
- 초전도 퀜치 검출 및 보호
- 터보일렉트릭 분산추진
- 항공용 고전압 직류 배전
- 경계층 흡입 추진 시스템
- 시스템 수준 비출력
- 초전도 전동기 회전체 동역학
- 수소 항공기 극저온 열 통합
이 키워드들은 초전도 모터 자체뿐 아니라 항공기 전동화, 수소추진, 열관리와 고전압 배전 분야까지 연결해 줍니다.
초전도 모터와 발전기의 이야기를 따라오다 보면, 결국 더 큰 질문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만약 전기 저항이 0에 가까운 물질을 더 높은 온도에서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항공기뿐 아니라 전력망, AI 데이터센터, 핵융합 발전, 자기부상 교통, 의료 장비까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설계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흐름을 더 넓게 이해하고 싶으시다면, 다음 글인 「상온 초전도체란? 전기 저항 0이 바꾸는 전력망·AI 데이터센터·핵융합 미래 산업」에서 초전도체의 기본 원리와 산업적 가능성을 함께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코리의 생각
초전도 모터와 발전기의 매력은 전기저항이 사라진다는 한 문장에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항공기에서는 그 한 문장을 구현하기 위해 수많은 장치가 필요합니다. 모터를 차갑게 유지해야 하고, 열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야 하며, 퀜치를 감지하고, 고전압 전력을 안전하게 분배해야 합니다.
그래서 초전도 항공기는 단순히 새로운 모터를 장착한 비행기가 아닙니다.
연료탱크, 발전기, 모터, 전력케이블, 냉각장치와 날개를 하나의 에너지 시스템으로 다시 설계한 항공기에 가깝습니다.
현재 Airbus와 NASA의 연구는 초전도 추진이 실험실 속 아이디어를 넘어 메가와트급 시스템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500㎾ 또는 2㎿급 실증기가 성공했다고 해서 곧바로 대형 여객기가 초전도 모터로 비행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앞으로 정말 중요하게 살펴봐야 할 수치는 모터의 최고 효율 하나가 아닙니다.
냉각장치까지 포함한 전체 무게, 장기간의 내구성, 퀜치 안전성, 정비비용과 실제 비행에서 줄어든 에너지 소비량을 함께 봐야 합니다.
그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순간, 초전도 모터와 발전기는 수소 항공기의 연료 효율을 높이는 보조 기술을 넘어 중대형 전기항공기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추진 기술이 될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 Airbus UpNext, ASCEND 초전도 극저온 전기추진 실증 프로젝트
- Airbus, Cryoprop 2㎿급 초전도 전기추진 시스템 발표 자료
- Airbus·Toshiba, 항공 모빌리티용 초전도 기술 공동 연구 자료
- NASA Glenn Research Center, High-Efficiency Megawatt Motor 연구 자료
- NASA Technical Reports Server, HEMM 전자기 설계 및 회전체 동역학 연구
- 미국 에너지부, 초전도 현상 설명 자료
- Rolls-Royce, PGS1 2.5㎿ 하이브리드 전기추진 발전 시스템 자료
자주 묻는 질문
Q1. 초전도 모터를 사용하면 항공기 연료가 바로 절반으로 줄어드나요?
아닙니다. 초전도 모터는 전기저항 손실과 전동기 무게를 줄일 잠재력이 있지만, 실제 연료 절감률은 냉각장치, 발전기, 케이블과 항공기 구조를 포함한 전체 시스템에 따라 달라집니다. 현재는 메가와트급 지상 실증과 기술개발 단계이므로 상용 여객기의 연료 소비가 일정 비율로 줄어든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Q2. 액체수소 항공기에는 반드시 초전도 모터가 필요한가요?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액체수소는 터빈에서 직접 연소하거나 연료전지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으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액체수소의 극저온 환경을 초전도 모터와 케이블 냉각에 활용하면 중대형 항공기용 전기추진 시스템의 출력 밀도를 높일 가능성이 있어 함께 연구되고 있습니다.
Q3. 초전도 모터를 장착한 여객기가 현재 운항하고 있나요?
현재 일반 승객을 태우고 정기 운항하는 초전도 모터 여객기는 없습니다. Airbus의 ASCEND와 Cryoprop, NASA의 HEMM 같은 프로젝트는 항공용 초전도 전동기의 성능과 안전성, 냉각 시스템을 검증하는 연구·실증 단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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